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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 집에 갔다면, 무엇을 놓쳤을까?

지고 있는 KBO 경기, 끝까지 남을 이유를 데이터로 찾아봤다

박민희2명 읽음
7회에 집에 갔다면, 무엇을 놓쳤을까?
7회에 집에 갔다면, 무엇을 놓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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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응원하다 보면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벌써 7회인데 우리 팀이 지고 있네. 지금 나가면 덜 막히려나? 그래도 방금 따라붙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이때 점수판만큼 신경 쓰이는 것이 경기의 흐름이다. 같은 2점 차라도 계속 밀리던 경기와 방금 점수를 내며 따라붙은 경기는 느낌이 다르다. 후자는 왠지 한 번 더 기회가 올 것 같다.

그 느낌은 실제 결과에도 나타날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기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남아서 볼 만한 순간은 얼마나 자주 생길까? 이 질문을 가지고 KBO 경기 기록을 살펴봤다.

패배한 경기에도 역전의 순간은 있었다

먼저 실제 경기 하나를 보자. 2023년 4월 13일 SSG와 삼성의 경기다.

7회가 끝났을 때 SSG는 5 대 8로 지고 있었다. 세 점 차였다. 그런데 8회 초에 네 점을 내며 9 대 8로 역전했다. 곧바로 8회 말 삼성이 세 점을 다시 냈고, 경기는 SSG의 9 대 11 패배로 끝났다.

그래프 1. SSG 기준으로 선이 0 아래에 있으면 지고 있는 상태, 0 위에 있으면 앞선 상태다. 8회 초에는 역전했지만 마지막에는 다시 뒤졌다.

7회에 경기장을 떠난 SSG 팬은 승리를 놓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전하는 순간은 놓쳤을 것이다.

“끝까지 보면 이길까?”와 “끝까지 보면 다시 기대할 만한 순간이 올까?”는 서로 다른 질문이었다. 물론 이 한 경기가 모든 경기를 대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의 경기들을 모아봤다.

같은 2점 차라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비교하는 시점은 7회 말이 끝난 순간으로 정했다. 그때 1~3점 차로 지고 있던 팀이 이후 어떻게 됐는지 살펴봤다. 점수와 이닝 기록을 확인한 뒤 분석에 사용한 경기는 2023~2025년 정규시즌 1,092경기다. 한 경기에서는 그 시점에 지고 있던 팀 하나만 세었다.

우선 아래 두 상황을 떠올려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예시다.

구분5회가 끝났을 때7회가 끝났을 때
A 경기5점 차로 지고 있었다따라붙어서 2점 차가 됐다
B 경기2점 차로 지고 있었다여전히 2점 차다

두 경기 모두 지금은 2점 차다. 하지만 A 경기를 보고 있던 팬이라면 분위기를 탔으니 역전도 가능하겠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 기록에서도 A처럼 5회보다 7회의 점수 차가 줄어든 경우를 ‘추격’, B처럼 그대로인 경우를 **‘격차 유지’**로 나눴다. 이미 지고 있던 점수 차가 더 벌어진 경기는 ‘격차 확대’, 앞서거나 동점이었다가 뒤지게 된 경기는 ‘리드·동점 상실’로 따로 세었다.

그래프 2. 막대가 높을수록 최종적으로 이긴 비율이 높다. 위에는 승리 비율과 ‘이긴 경기 수 / 해당 경기 수’를 적었다. 가는 세로선은 한정된 경기에서 계산한 비율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95% 구간이다. 앞으로의 결과가 반드시 이 범위 안에 들어온다는 뜻은 아니다.

추격한 197경기 중 36경기에서 이겼다. 승리 비율은 18.3%였다. 격차가 유지된 경우에는 397경기 중 51경기에서 이겨 12.8%였다.

대략 100경기로 환산하면 추격한 쪽은 18경기, 유지된 쪽은 13경기 정도 이긴 셈이다. 이 결과만 보면 “역시 따라붙는 경기는 다르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결론 내리기 전에, 비교한 경기들의 조건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더 잘 이긴 이유가 정말 ‘분위기’ 때문일까?

한 점 차로 지는 경기와 세 점 차로 지는 경기는 역전까지 필요한 점수부터 다르다. 만약 추격한 경기에는 1점 차 경기가 많고, 유지된 경기에는 3점 차 경기가 많다면 어떨까?

추격한 쪽이 더 자주 이겨도, 그것이 분위기 때문인지 단순히 현재 점수 차가 더 작아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격차 확대’ 그룹이 좋은 예다. 이 그룹에는 7회 종료 시점에 1점 차로 지는 경기가 없다. 5회에도 지고 있었는데 격차가 더 벌어졌다면, 7회에는 최소 2점 차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그룹은 3점 차 경기가 57.9%였다. 승리 비율이 낮다고 곧바로 “분위기가 꺾여서 그렇다”고 말하면, 현재 점수 차가 더 불리하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추격과 유지 두 그룹을 비교할 때 현재 점수 차와 홈·원정 조건을 맞춰 다시 계산했다.

쉽게 말하면, 두 그룹 모두 1점 차, 2점 차, 3점 차 경기의 비중을 같게 하고, 각 점수 차 안에서도 홈·원정 비중을 같게 놓고 비교하는 것이다. 실제 경기 결과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승리 비율을 계산할 때 각 조건에 주는 비중을 맞추는 방식이다.

그렇게 해도 추격한 쪽의 승리 비율은 약 5.3%포인트 높았다. 조건을 맞추기 전의 차이인 약 5.4%포인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5%포인트 높다’는 것은, 예를 들어 13%와 18%처럼 두 비율 사이에 5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번 자료의 차이를 점수 차와 홈·원정 비중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추격 분위기의 효과를 알아냈다고 할 수는 없다.

첫째, 우리가 본 경기 수는 한정돼 있다. 다른 경기들을 모았다면 차이가 작아지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표본에 따른 불확실성을 계산했을 때, 차이가 없는 경우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둘째, 경기 상황을 모두 똑같이 맞춘 것은 아니다. 상대 팀이 얼마나 강한지, 좋은 불펜 투수가 남아 있는지, 다음 공격에 중심 타선이 나오는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상대 팀을 포함한 양 팀의 이전 득점·실점 기록까지 반영한 추가 계산에서도 추격한 쪽이 더 높게 나왔다. 다만 이것 역시 선택한 계산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불펜과 다음 타순 같은 모든 상황을 반영한 결과는 아니다.

따라서 여기서 할 수 있는 말은 “이번 자료에서는 따라붙은 경기가 더 자주 이겼다”까지다. “분위기를 탔기 때문에 이겼다”는 이유까지 밝혀낸 것은 아니다.

흐름 정보가 다음 시즌 결과를 더 잘 맞히는 데 도움이 되는지도 별도로 확인했다. 앞선 시즌 자료로 예측 방법을 만들고, 이후 시즌 경기에서 평가했다. 현재 점수와 이전 팀 전력 등에 6·7회 득점·실점 정보를 추가해도 예측이 더 좋아졌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과거 경기에서 차이가 보였다고 해서, 그 차이를 곧바로 다음 경기의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금 따라붙었다면 더 기대해도 될까?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같은 추격이라도 6회에 따라붙은 경기보다, 방금 7회에 따라붙은 경기가 더 유리할까?

추격한 경기 중에서 다음 두 경우를 비교했다.

따라붙은 시점해당 경기 수최종적으로 이긴 경기
6회에 점수 차를 줄이고, 7회에는 그대로90경기18경기, 20.0%
6회에는 그대로이고, 7회에 점수 차를 줄임69경기12경기, 17.4%

여기서 ‘그대로’는 점수 차가 같다는 뜻이다. 양 팀이 똑같이 1점씩 냈어도 점수 차는 그대로일 수 있다.

단순 비율은 6회에 따라붙은 쪽이 조금 높았다. 그러나 이를 “일찍 따라붙는 것이 더 좋다”고 해석하기도 어려웠다. 현재 점수 차와 홈·원정 조건을 맞추자 차이는 작아졌고,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확신하기에는 경기 수도 적었다.

즉, 이번 자료만으로는 “방금 따라붙었으니 역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반대로 방금 따라붙은 것이 아무 의미 없다고 확정한 것도 아니다. 더 많은 경기와 자세한 상황 정보가 필요하다.

승리하지 못해도, 다시 기대할 순간은 올 수 있다

여기까지는 최종적으로 이겼는지를 봤다. 이제 처음의 직관 고민으로 돌아가 보자.

팬이 기다리는 것이 꼭 마지막 승리뿐일까? 동점을 만들거나 잠시라도 역전하는 순간 역시 끝까지 남아서 보고 싶은 장면일 수 있다. 그래서 7회 이후의 결과를 세 가지로 나눠 살펴봤다.

  • 동점 이상까지 따라잡았는가: 한 번이라도 점수가 같아지거나 앞섰는지
  • 한 번이라도 앞섰는가: 잠시라도 역전해 리드했는지
  • 최종적으로 이겼는가: 경기 종료 때 승리했는지

‘동점 이상’에는 바로 역전한 경우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1점 차로 지다가 2점 홈런을 치면, 기록상 동점 상태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동점 이상까지 따라잡은 경기’로 센다.

그래프 3. 같은 점수 차에서 초록색은 이후 동점 이상까지 따라잡은 비율, 갈색은 한 번이라도 앞선 비율, 회색은 최종 승리 비율이다. 이긴 경기는 앞의 두 항목에도 포함되므로 세 막대의 비율을 더하면 안 된다. 가는 세로선은 각 비율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특히 7회 종료 시점에 2점 차로 지던 경기를 보자.

372경기 중 최종적으로 이긴 경기는 35경기로 9.4%였다. 그런데 이후 동점 이상까지 따라잡은 경기는 71경기로 19.1%였다.

비슷한 상황 100경기로 환산하면, 대략 9경기는 이겼고, 이긴 경기까지 포함해 약 19경기는 다시 동점이 되거나 앞서는 순간이 있었다는 뜻이다.

정확한 경기 수로 나누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점 차로 지던 372경기의 이후 모습경기 수
최종적으로 이겼다35
한 번 앞섰지만, 결국 이기지는 못했다9
동점까지 따라잡았지만, 앞서지는 못했다27
끝까지 동점 이상으로 따라잡지 못했다301

최종 승리 35경기 외에, 이기지는 못했어도 다시 따라잡거나 앞서는 순간이 있었던 경기가 36경기 더 있었다. 승리만 세면 이 장면들은 빠진다.

1점 차로 지던 경기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최종 승리는 23.9%였지만, 이후 동점 이상까지 간 비율은 40.2%였다. 3점 차에서는 각각 6.1%와 10.1%였다.

물론 이 숫자가 팬의 재미나 만족도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다. 동점을 만들지 못해도 멋진 수비나 좋아하는 선수의 안타가 기억에 남을 수 있다. 다만 ‘승리를 볼 가능성’과 ‘다시 따라잡는 장면을 볼 가능성’이 같은 숫자는 아니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몇 점 차면 집에 가도 될까?

처음에는 데이터에서 귀가 기준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정도 점수 차면 더 기다려보자” 혹은 “이쯤이면 나가도 되겠다”는 답을 기대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만으로 모든 팬에게 같은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따라붙은 경기에서 승리가 더 자주 나타나기는 했다. 그렇다고 추격 분위기가 승리를 만든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방금 따라붙었다는 이유로 더 높은 기대를 걸어도 된다는 근거도 뚜렷하지 않았다.

그보다 분명하게 보인 것은 승리만으로는 끝까지 남았을 때의 경험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7회 2점 차 열세에서 최종 승리는 약 9%였지만, 다시 동점이 되거나 앞서는 순간은 약 19%의 경기에서 나타났다.

승리하는 모습을 가장 보고 싶은 팬과, 다시 따라잡는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팬은 같은 숫자를 보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막차 시각이나 다음 날 일정도 각자 다르다.

그래서 다음에 7회 점수판을 보며 나갈지 고민한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길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그래도 내가 보고 싶은 순간이 아직 남아 있을까?”


자료와 분석에 관해

주 분석은 2023~2025년 정규시즌 중 7회 말 종료 때 13점 차로 지고 있었고, 점수와 이닝 기록 확인을 통과한 1,092경기다. 2026년 일부 기간의 232경기는 보조 검증에만 사용했다. 본문의 비율은 과거 해당 경기들의 관찰값이며, 특정 경기의 맞춤 승률이 아니다. 최종 승리에는 무승부를 포함하지 않았다.

상대 팀을 포함한 전력 정보는 경기 전날까지의 기록으로 계산했다. 남은 불펜 투수, 다음 타순, 부상·교체 상황과 실제 구장 등은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 기록이 맞지 않는 경기를 제외한 점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동점과 리드는 투구 전·타석 후 기록으로 확인했으므로 한 플레이 도중의 모든 순간을 재현한 것은 아니다.

추격 시점과 관람 경험에 관한 질문은 앞선 결과를 본 뒤 확장했다. 새로운 자료에서 다시 확인해야 하며, 여러 비교 중 나타난 작은 차이를 확정적인 발견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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