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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Session · Functional Data Analysis

같은 타이어인데 왜 팀마다 다르게 닳을까

스틴트마다 마모 곡선을 그리고 랩을 텔레메트리로 쪼개 보니, 팀을 가른 것은 마모보다 속도였고 타이어는 저속 코너에서 닳았다.

장성훈0명 읽음
같은 타이어인데 왜 팀마다 다르게 닳을까
같은 타이어인데 왜 팀마다 다르게 닳을까
목차

2026 시즌 팀 성능 지도. 가로는 스틴트 초반 페이스(왼쪽이 빠름), 세로는 2~16랩 상대 마모(위가 더 닳음)다. 선은 95% 구간이다. 마모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 팀은 Alpine뿐이다. 가로와 세로의 눈금 간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의하자. 페이스 폭(3.7%p)이 마모 폭(0.3%p)보다 10배 넘게 크다.

중계에서 시작한 질문

평소 F1 중계를 보면 어느 팀이 빠르고 느린지는 대략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데이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실마리는 타이어 스틴트(피트스톱 사이에 같은 타이어로 달린 구간)였다. 타이어는 Pirelli가 모든 팀에 똑같이 공급하므로, 같은 타이어로 달린 구간끼리 비교하면 팀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스틴트 하나를 곡선 하나, 즉 함수형 데이터로 보면 실용적인 분석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2026년 규정이 바뀌어 배터리의 비중이 커진 뒤로 어느 파워유닛이 좋은지, 어느 팀의 에어로가 좋은지도 데이터로 보고 싶었다.

예를 들어 10월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25~30랩에 Lewis Hamilton(Ferrari)의 소프트는 Isack Hadjar(Red Bull)의 소프트보다 6랩을 더 달린 타이어였다. 그런데도 Hamilton은 랩에 따라 1초 넘게 빨랐다. 같은 타이어가 팀마다 다르게 닳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는 것일까.

스틴트 하나를 곡선 하나로

FastF1 공개 타이밍 데이터에서 분석 랩 13,350개를 골랐다. 첫 랩, 피트 랩, 세이프티카 랩, 블루 플래그 랩처럼 타이어 말고 다른 이유로 느린 랩은 뺐다. 남은 랩에서는 연료가 줄고 노면이 좋아지는 효과와 앞차와의 간격에 따른 손실을 먼저 걷어냈다. 타이어 나이는 달린 랩 수가 아니라 타이어가 실제로 작동한 랩 수로 셌다. 세이프티카 아래나 젖은 노면에서 느리게 달린 랩은 타이어를 거의 쓰지 않으므로 세지 않는다.

이렇게 보정한 랩타임을 타이어 나이에 대해 스무딩하면 스틴트 하나가 곡선 하나가 된다. 곡선은 하드와 미디엄 스틴트로 만들었다(소프트는 대부분 짧아 2~16랩을 채운 스틴트가 41개뿐이다). 같은 레이스, 같은 컴파운드의 곡선끼리 비교해 트랙과 날씨 차이를 지웠다. 팀 차이는 곡선 전체를 한 번에 비교하는 함수형 분산분석으로 재고, 팀 이름을 무작위로 섞었을 때보다 차이가 큰지 순열 검정으로 판정했다. 대표 분석은 결과를 보기 전에 정한 2~16랩 구간(곡선 340개)이다. 구간 길이와 보정 방식을 바꿔 가며 같은 분석을 반복해, 결과가 분석 방식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지도 확인했다.

텔레메트리, 팀 성능을 보는 창

랩타임은 '얼마나' 느린지만 알려 준다. '어디서' 느린지는 텔레메트리에 있다. 랩마다 거리를 399칸으로 나누고, 각 칸을 풀 스로틀 구간(스로틀 98% 이상, 이하 직선)과 코너로 나눴다. 코너는 최저 속도에 따라 저속(시속 130km 미만), 중속(130~200km), 고속(200km 이상)으로 구분했다. 직선은 파워유닛의 힘과 공기 저항이, 코너는 다운포스와 기계적 그립이 주로 좌우한다. 그래서 둘을 나눠 보면 엔진과 에어로의 강약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같은 모형을 유형별 시간에 맞추면 네 유형의 합이 랩타임과 정확히 같아지므로, 팀 사이의 랩타임 차이를 직선과 코너 유형별로 정확히 나눌 수 있다.

왼쪽: 타이어가 1랩 더 돌 때마다 늘어난 시간을 구간 유형별로 나눈 값(필드 전체, 텔레메트리 15경기). 저속 코너는 랩 거리의 27%지만 마모의 68%를 차지했다. 오른쪽: 스틴트 초반(2~6랩) 팀별 증가율. 빨강일수록 같은 레이스 · 같은 타이어의 평균보다 빨리 느려졌고, 숫자는 95% 구간이 0을 벗어난 칸이다.

분석의 결론

  • 팀을 가른 것은 마모보다 속도였다. 팀 페이스는 최대 3.7%p 벌어졌지만, 마모 곡선의 팀 차이는 통계로 확인되지 않았다(p = 0.13). 분석 방식을 바꿔도 같았고, 일관되게 더 닳은 팀은 Alpine뿐이었다.
  • 타이어가 닳으면 시간은 저속 코너에서 빠진다. 마모로 늘어난 랩타임의 68%가 저속 코너, 22%가 중속 코너에서 나왔다. 저속 코너는 랩 거리의 27%에 불과하다. 직선의 몫은 0과 구분되지 않았다.
  • 텔레메트리는 팀의 성격을 드러낸다. Ferrari는 같은 체급의 팀보다 코너가 강하고 직선이 약했다. Aston Martin은 필드 평균보다 느린 1.87초 가운데 1.30초(70%)를 직선에서 잃었다.

랩타임은 얼마나 빠른지를, 텔레메트리는 어디서 빠른지를 보여 준다. 텔레메트리는 팀 성능을 보는 창이었다.

분석 정보와 수치

2026 시즌 R1~R16 레이스를 썼다. R16 '바레인 그랑프리'는 중동 정세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다. 랩타임 분석은 타이밍 데이터로, 구간 분석은 약 4Hz 텔레메트리로 했다. 텔레메트리 송출 장애가 있었던 헝가리(R11)는 구간 분석에서 뺐다. 팀 값은 같은 레이스 필드 평균과의 차이다. 페이스는 랩타임 차이라서 음수일수록 빠르다. 예를 들어 −1.68%는 100초짜리 랩을 필드 평균보다 약 1.7초 빨리 돈다는 뜻이다. 95% 구간은 레이스를 다시 뽑는 부트스트랩으로 구했다.

팀스틴트 초반 페이스 (%, − = 빠름)2~16랩 상대 마모 (%, + = 더 닳음)앞차 1초 안 추가 손실 (초/랩, + = 더 잃음)같은 체급 대비 강약 (텔레메트리)
Mercedes−1.68+0.02+0.05저속 코너 강, 고속 코너 약
Ferrari−1.43−0.01−0.25*코너 전반 강, 직선 약
McLaren−1.24−0.11−0.13고속 코너 강
Red Bull−0.97−0.07−0.13*고속 코너 약
Alpine−0.12+0.18*+0.15*직선 강, 저 · 중속 코너 약
Audi+0.05+0.06+0.11*직선 약, 중 · 고속 코너 강
Racing Bulls+0.12−0.12+0.18*직선 강, 중 · 고속 코너 약
Haas+0.64+0.05−0.04고속 코너 강
Williams+0.71+0.02+0.26*직선 강, 코너 전반 약
Cadillac+1.87+0.02−0.07직선 강, 저속 코너 약
Aston Martin+2.03−0.03−0.01직선 크게 약, 저 · 중속 코너 강

* 95% 구간이 0을 벗어남. 모두 같은 레이스 필드 평균 대비. 강약은 팀 전체 페이스로 설명되는 부분을 뺀 뒤 남는 상대적 강점과 약점이다.

상대 마모는 2~16랩 동안 같은 레이스 · 같은 타이어의 필드 평균보다 랩타임이 평균 몇 % 더 늘었는지를 뜻한다. 0을 벗어난 팀은 Alpine(+0.18%, 구간 +0.05~+0.28)뿐이다. 랩타임 100초로 치면 2~16랩 동안 랩마다 평균 0.18초를 더 잃은 셈이다. 필드 전체로는 타이어가 1랩 더 돌 때마다 랩타임이 0.068초 늘었다.

Ferrari의 직선 약세는 엔진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같은 Ferrari 파워유닛을 쓰는 Haas와 Cadillac은 같은 체급 대비 직선이 약하지 않았다. 차체나 다운포스를 많이 싣는 세팅 쪽 설명이 더 그럴듯하다. 다만 2026년에는 같은 파워유닛이라도 배터리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팀마다 다를 수 있다. 앞차를 따라갈 때 Ferrari가 덜 잃는 몫(0.25초)도 대부분 저속 · 중속 코너에서 나왔다. 반대로 Williams와 Alpine은 더 잃는 몫의 절반 이상이 직선에서 나왔다. 따라갈 때 직선에서 얻는 슬립스트림과 추가 전기 에너지의 이득을 덜 받은 셈이다.

두 장면 다시 보기

말레이시아: 더 오래된 타이어가 더 빨랐던 이유. 출발 직전 비가 내려 9대는 인터미디어트로, Hamilton을 포함한 13대는 슬릭으로 출발했다. Hamilton은 1랩부터 새 소프트를 신었고, Hadjar는 인터미디어트로 출발해 세이프티카 상황이던 10랩에 예선에서 3랩 쓴 소프트로 갈아 끼웠다. 25~30랩 평균으로 Hamilton의 소프트는 28랩, Hadjar의 소프트는 22랩을 달린 상태였다. 그러나 Hamilton의 1~13랩은 젖은 노면과 세이프티카 아래의 느린 랩이라, 타이어가 실제로 작동한 랩은 Hamilton 14랩, Hadjar 18랩이었다. 이 구간의 평균 1.01초 차이 가운데 0.56초는 실제 나이 차이, 0.18초는 그날 두 드라이버의 기본 페이스 차이, 0.03초는 트래픽이었고, 0.25초는 모형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텔레메트리로 보면 Hamilton은 직선에서 오히려 0.24초를 잃고 저속 코너에서 0.71초를 벌었다. 젖은 노면에서 소프트로 출발한 Ferrari의 초반 선택은 패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타이어를 아낀 셈이다.

왼쪽: 14~30랩 랩타임. 선 끝 숫자는 타이어 나이(달린 랩 / 실제로 작동한 랩)이고, 16랩은 옐로 플래그라 뺐다. 가운데: 25~30랩 평균 1.01초 차이를 기본 페이스, 타이어 나이, 트래픽, 설명 안 되는 부분으로 나눈 값. 오른쪽: 같은 구간을 텔레메트리로 나눈 값. 빨강은 Hamilton이, 파랑은 Hadjar가 번 시간이다.

Red Bull: 두 번째 자리의 격차. Hadjar는 Max Verstappen보다 평균 0.62% 느렸다(12경기). Hadjar가 손목 부상으로 빠진 R12~R14에는 Racing Bulls의 Liam Lawson이 Red Bull로 올라갔는데, 그 Lawson도 Verstappen에게 0.78% 뒤졌다(비교 가능한 2경기). 그런데 같은 Lawson은 Racing Bulls에서 팀 동료 Arvid Lindblad와 페이스가 같았다(12경기). 격차는 Hadjar 개인보다 Red Bull 두 번째 자리의 구조에 가깝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주인이 자주 바뀐 자리이기도 하다. Hadjar가 더 걸린 시간은 저속 코너(+0.95%)와 중속 코너(+1.10%)에서 컸고 직선(+0.19%)에서는 뚜렷하지 않았다. 마모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왼쪽: 레이스별 Hadjar − Verstappen 페이스 차와 Lawson의 비교(네모 = Red Bull에서 Verstappen과, 세모 = Racing Bulls에서 Lindblad와). 회색 띠는 Hadjar 결장 기간, 가는 선은 전반(R1~8)과 후반(R9~16) 평균이다. 오른쪽: Hadjar − Verstappen 차이를 구간 유형별로 나눈 값(텔레메트리 11경기).

해석의 핵심

p = 0.13은 팀 차이가 없어도 이만한 차이가 13% 확률로 나온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마모 차이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세이프티카 아래에서 달린 랩도 타이어 나이에 넣으면 팀 차이가 유의하게 나오기도 했지만, 연료와 노면 효과를 다른 방식으로 빼면 다시 약해졌다. 분석 방식에 따라 생겼다 사라지는 신호라, 결론을 거기에 걸지 않았다.

스틴트 초반 저속 코너만 보면 팀 차이가 보였다(p = 0.011). 다만 직선과 코너 네 유형을 따로 검정했으니, 유의 수준 0.05를 4로 나눈 0.0125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엄격한 방법이다(본페로니 보정). p = 0.011은 이 기준보다 아주 조금 작고, 랩 전체로 보면 p = 0.055로 유의 수준 0.05의 경계에 있다. 신호는 있지만 분석 방식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수준이다.

반면 팀 속도 순서와 Alpine의 마모는 분석 방식을 바꿔도 그대로였다. Red Bull과 McLaren도 늘 덜 닳는 쪽이었지만, 뚜렷한 차이까지는 아니었다.

이 결과가 말하지 않는 것

  • 원인을 가리지 못한다. 팀 값에는 차, 세팅, 드라이버가 함께 들어 있다. Red Bull처럼 드라이버가 바뀐 경기가 있을 때만 일부를 나눌 수 있다.
  • 타이어 온도와 배터리 배분은 보지 못했다. 2026년 직선 구간은 에너지 관리에 크게 좌우되고, 공개 텔레메트리는 약 4Hz라 짧은 코너의 세부는 놓친다.
  • 한 시즌 16경기의 결과다. Alpine이 더 닳는 것도 2026년 이 차의 특징일 뿐 일반 법칙은 아니다.

남긴 질문

  • 타이어 온도 데이터가 있다면 저속 코너의 마모를 열에 의한 것과 마찰에 의한 것으로 나눌 수 있을까?
  • Alpine이 더 닳는 이유는 차의 개념인가, 세팅인가? 남은 경기에서도 이어질까?
  • Red Bull 두 번째 자리의 격차는 시즌 안에서 줄어드는가? Hadjar의 격차는 전반 0.73%에서 후반 0.46%로 줄었지만,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자료

  • 데이터: FastF1 (https://docs.fastf1.dev), Pirelli 피트스톱 그래픽 (R7 · R11 · R16). 개인 · 교육 · 비상업 용도로만 썼고 원자료는 재배포하지 않는다.
  • 방법: Kokoszka & Reimherr, 『Introduction to Functional Data Analysis』 (CRC Press, 2017) · Simonsohn, Simmons & Nelson, "Specification curve analysis" (Nature Human Behaviour, 2020)
  • 이어 읽기: SDA Research Note 「F1 타이어 열화를 상태공간모형으로 읽기」 (https://ku-sda.com/magazine/f1-tire-degradation-stat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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